이번주 역시 무한도전은 결방하지만, 이번 토요일은 울적하진 않을 것 같다. TV단막극이 부활하는 기념비적인 주말이다. 이번 주 토요일 11시 15분에 첫 선을 보이는 KBS <드라마 스페셜>-<빨강사탕>은 작가가 노희경이라는 점 이외에도 볼 가치가 상당하니 미리미리 팝콘이라도 사둘까 보다.삶의 단면을 담아내는 70분간의 짧은 터치. 드라마가 외적으로 거대해지는 판국에 전혀 맥을 달리하는 단막극은 초라할 수 있으나, 한국 드라마의 배양토를 다진다는 의미에서 더없이 소중하다.
"나는 정말 그 여자가 좋았다. 빨강사탕을 입에 문 그 여자가, 나는 정말 정말 좋았다"며 도심을 거니는 재박(이재룡)의 모습이 담긴 예고편을 보았다. 40대 중년의 지루하고 무던한 삶 속에 끼여든 '빨강'. 정열과 음란의 색인 빨강은 유부남과 미혼녀의 불륜이라는 환상적 사랑을 나타내는 듯. 요렇게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담았지만 “한 여자를, 남의 사랑에 대해, 주위에서 내 일, 내 사랑이 아니라고 얼마나 극악하게 난도질하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문제의식은 막연한 치정극으로 치닫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짧은 예고편이었지만 노희경 작가 특유의 위로와 인간미가 배어나오는 장면들이 인상깊다. EPL이 끝난 주말 밤, 단편 소설 한편 느긋하게 읽고 자는 기분으로 TV 앞에 앉으면 되겠다. 2화는 요즘 버닝하는 <연애시대>의 박연선작가의 작품이라니 벌써부터 오금이 저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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